1. 진료과정과 의료 사고의 발생 경위
신청인(1937. 3. 2. 생, 여)은 2012. 4. 26. 우상복부 통증과 담석증으로 피신청인 병원에 내원하였고, 복부-담도 CT검사 결과 총담관담석증, 담낭염 및 담관염으로 진단을 받은 후 피신청인 병원에 입원하여, 같은 달 27. 13:30~16:00 ‘복강경하 담낭절제술 및 T관 총담관조루술 및 담석제거술’(이하 “이 사건 수술”이라고 함)을 시행받았다. 신청인은 같은 해 4. 28.부터 ~ 같은 해 5. 23.까지의 기간 동안 T관 담즙 등 이 갈색으로 배액이 잘 되었으나 같은 해 5. 12.부터 찌꺼기가 섞여나오고, 미열과 T관 주위의 삼출물 및 오심이나 구토 및 복부불편감 등의 증상이 있었다. 이에 피신청인 병원의 의료진은 같은 해 5. 23. T관 담관조영술을 시행하였고, 그 결과 총담관 낭종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신청인에게 직접 영상을 보여주며 담도가 두꺼워져서 T관 제거시 와류가 생겨 결석이 생길 수 있고, 2주 정도 담즙이 찌꺼기 없이 깨끗해질 때까지 유지해야 하며, 추후 T관 제거해도 다시 결석이 재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을 설명하였고, 같은 해 6. 18. T관으로 찌꺼기가 섞여 배액되므로 T관을 세척하였고, 신청인의 보호자가 T관 제거 후 퇴원하기를 원한다고 하자, 담즙의 정체가 심하여 결석이 재발할 수 있고 T관 제거시 재수술이 가능할 수도 있음을 설명하였다. 피신청인 병원의 의료진은 같은 달 19. 신청인에 대한 간기능검사와 혈액검사 결과 특이소견이 없어 T관을 결찰하였고, 같은 달 21. 09:00 신청인에게 복통 및 소화불량의 증상이 없고 혈액검사 등 결과 이상소견 없어 T관을 제거하였다. 신청인은 T관 제거 후 같은 날 09:15부터 오심, 구토 복통 등을 호소하면서 진통제를 요구하였고, 이에 다음 날에도 지속적 과호흡, 복통, 구토 증상이 발현되어 페치딘 및 위약을 교대로 투여받았으며, 같은 날 07:50 복부CT 결과 담즙 누출이 확인되어 피신청인 병원의 의료진은 같은 날 09:00 보호자들에게 신청인의 복부CT 영상을 직접 보여주며 응급수술과 사망가능성에 대해서 설명한 후 같은 날 10:30경 신청인을 ○○병원으로 전원조치하였다. 신청인은 같은 날 13:10 ○○병원으로 전원되었고, 같은 날 15:45~20:05 담즙성 복막염 및 총담관낭종 이라는 진단하에 복강 세척, 간공장문합술및 총담관낭종제거술 시행받은 후 폐렴 및 폐부종이 발생하여 항생제 및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았고, 패혈증및 범발성 혈관내응고증이 발생하여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았다.
2. 분쟁의 요지
신청인은 피신청인 병원의 의료진이 T관을 제거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충분히 예상하지 못한 채 신청인의 T관을 제거하였고 T관 제거 직후에 신청인이 복통과 구토를 호소하고 배가 부풀어 오르는 등 복막염의 발생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신청인에게 담즙성 복막염이 발생하도록 하여 ○○병원으로 전원되어 응급수술을 받게 하였고, 그 후 왼손 엄지, 검지, 중지의 괴사에 따른 절단술을 받게 하였으므로, ○○병원에 지급한 진료비 3,626,680원, 최소한 두 달간의 재활치료 과정에 소요되는 간병비, 위자료 등 합계 50,000,000원의 배상을 청구함에 대하여, 피신청인은 신청인의 보호자에게 T관을 제거하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관하여 충분히 설명하였으나 보호자가 T관 제거를 강력히 요구하여 그에 따른 것이고, T관 제거 후에 활력지수가 정상이고 특별한 이상 소견이 없었는데도 환자의 복통 호소가 계속되기에 복강내 담즙 누출의 가능성이 있어서 다음날 복부CT검사를 하였고, 검사 결과 담즙 누출이 확인되어 복막염으로 진단하고 보호자의 의사에 따라 ○○병원으로 전원한 것이므로 피신청인 병원의 의료진에게 진료상 과오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3. 사안의 쟁점
◦ T관 제거시에 이행해야 할 주의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담즙 누출이 발생한 것인지 여부
◦ T관 제거 후 진단 및 처치 지연으로 신청인의 상태가 악화되었는지 여부
◦ 피신청인 병원 의료진의 과실과 신청인에게 발생한 악결과 사이의 인과관계 유무
◦ 책임제한 사유
4. 감정결과의 요지
신청인에게 발생한 복막염은 T관 제거 후 담즙 누출로 인한 것이고 그에 따라 패혈증도 발생하였고, 피신청인 병원의 의료진은 신청인의 T관을 제거하기 전에 담관조영술 등에 의하여 총담관의 개방성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담즙 누출의 원인은 담낭절제술 등 1차 수술의 과정, 환자의 고령, 염증 등으로 인하여 T관 부위에 루(fistula)가 형성되지 않아서 T관 제거 후에 복강내로 담즙이 누출된 것으로 보이므로, T관 제거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하기 어렵고, 다만 T관 제거 후에 환자가 지속적으로 복통, 오심, 구토 등의 증상을 호소하였음에도 진통제만을 투여하는 등 소극적으로 대처하여 복강내로 담즙이 누출되어 복막염이 진전되었다고 사료된다.
5. 손해배상책임의 유무
1. 과실 유무 1차 수술의 과정, 고령, 염증 등의 이유로 T관 부위의 루가 형성되지 않아 T관 제거 후에도 담즙이 복강내로 누출된 것이라고 하는 점, 실제 ○○병원의 수술 소견상 T관 삽입했던 부위에서 담즙이 누출되고 총담관낭종으로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배출되지 않은 것이 확인되었으며 그 외에 담도가 찢어지거나 파열되는 등 T관 제거 기술상의 잘못을 인정할 만한 사정은 확인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신청인 병원의 의료진이 T관 제거에 있어 주의의무를 위반하고 이로 인하여 담즙누출을 야기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①T관이 삽입된 환자의 경우 체온, T관 삽입 부위의 발적․팽창․발열 및 화농성 배액이 있는지 여부 등 감염에 대한 관찰, T관 결찰시 관 주위로의 담즙유출, 구역․구토 및 소변이나 대변의 색변화 등 총담관 폐쇄에 대한 관찰, T관으로의 담즙유출량의 현저한 변화 등 T관 이탈에 대한 관찰 등이 주의깊게 이루어져야 하는 점, ②T관 제거 이후 담즙누출과 이로 인한 복막염은 드물지만 매우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알려져 있는 점, ③총담관에 잔존결석이나 협착이 있으면 담관 내 증가된 압력이 T관이 제거되었을 때 삽입부위의 파열이나 담즙누출 위험을 증가시키는 점, ④복강내로 담즙이 누출될 경우 전형적 임상증상 중 하나는 상복부의 날카로운 통증이며, 이차적으로 빈맥, 발열, 복부팽만 및 복막자극 증상이 나타나는 점, ⑤이 사건의 경우 T관 제거 전에도 담관염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있었고 총담관낭종으로 담즙배출이 원활히 되지 않을 수 있음이 예측되었던 점, ⑥실제 T관이 제거된 6. 21. 신청인은 침대에서 데굴데굴 좌우로 왔다갔다하며 소리를 지를 정도로 복통을 호소하였고 식은땀과 오심․구토를 호소하는 등 복막염을 의심할 수 있는 이상증상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피신청인 병원 의료진은 T관 제거 이후 신청인에게 담즙누출 및 그로 인한 복막염이 발생하였음을 의심할 수 있었다 할 것이고, 이에 위와 같은 이상증상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즉시 혈액검사와 복부초음파나 CT 등 진단적 검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 담즙누출 및 그로 인한 복막염이 확인되면 재수술이나 전원조치 등 기타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취했어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피신청인 병원 의료진은 진통제나 심지어 위약을 투여하면서 관찰하기만 하다가 이상증상 호소로부터 약 21시간 후에야 혈액검사를 하고 약 23시간 후에야 비로소 복부CT 촬영을 하여 담즙누출을 확인하고서 ○○병원으로 전원시켰으므로, 이러한 사실들을 고려하면 T관 제거 후 진단 및 처치과정에 있어 피신청인 병원 의료진에게 과실이 있다고 보인다.
2. 인과관계 신청인에게 이상증상이 발현된 시점으로부터 약 30시간 이후에 ○○병원에서의 수술시 담즙성 복막염이 매우 심하게 진행되었고 이후 패혈증과 범발성 혈관내응고증 등의 심각한 상태에까지 이르렀는데, 만약 진단적 검사와 처치가 이상증상 호소시 즉각적으로 이루어졌더라면 담즙성 복막염으로 진전되지 않았거나 그 정도가 경미하여 패혈증과 범발성 혈관내응고증 등으로 발전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지므로, 진단적 검사 및 처치상 과실과 담즙성 복막염 등의 악결과와 인과관계도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
3. 결론 이상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신청인은 이 사건 의료사고로 인하여 신청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다만, 가해행위와 피해자측의 요인이 경합하여 손해가 발생하거나 확대된 경우에는 피해자측의 요인이 체질적인 소인 또는 질병의 위험도와 같이 피해자측의 귀책사유와 무관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 질환의 태양·정도 등에 비추어 가해자에게 손해의 전부를 배상하게 하는 것이 공평의 이념에 반하는 경우 그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기여한 피해자측의 요인을 참작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 타당한 분담을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에 부합하는바, ①의료행위의 선의성 및 위험성, ②통상 T관 삽입 후 피부누공은 2~3주내에 형성되나 신청인의 경우 약 58일동안에도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매우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는 점, ③신청인은 이 사건 의료사고 이전에도 이미 총담관담석증, 담낭과 담관염의 기왕증이 있었고 이에 대한 수술 이후에도 담관염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총담관에 결석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농후한 상태에 있었던 점, ④피신청인 병원 의료진은 T관 제거 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을 예측하여 그 제거시점을 연기하려 하였으나 보호자의 강력한 요청이 있어 일부 부득이한 측면도 있었던 점 및 ⑤신청인은 현재 상태가 거의 호전되어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신청인의 책임을 일부 제한함이 타당하다 할 것이다.
6.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병원에 지급한 진료비, 향후 재활치료 과정에서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는 비용, 신청인의 나이와 건강상태, 특히 복막염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왼손 손가락 3개의 절단 결과 등 조정절차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고려하면 금 20,000,000원이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7. 처리결과
◯ 조정결정 (조정 성립) 당사자들은 감정결과를 확인하고 조정부의 쟁점 및 위와 같은 모든 사정에 관한 설명을 들었는바 결국 당사자가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조정부는 다음과 같이 조정결정을 하였고, 쌍방 당사자가 동의하여 조정이 성립하였다. 피신청인은 신청인에게 금 20,000,000원을 지급한다. 신청인은 향후 이 사건 진료행위에 관하여 향후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아니한다.
출처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입니다.
사이트 내 알림마당을 참고하시면 더욱 많은 자료를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k-medi.or.kr/web/lay1/program/S1T118C291/dispute/list.do
의료분쟁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습니다.
나에게도 이러한 분쟁이 생겼을때, 비슷한 사례를 알고 있다면 대응 방향 정도는 설정하실 수 있을겁니다.
이 글이 분쟁 해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조정중재사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염 진단 및 처방 후 다른 병원에서 원시신경 외배엽 악성 뇌종양이 진단된 사례 (0) | 2024.07.29 |
---|---|
원치 않는 치아 발치 사례 (0) | 2024.07.29 |
자궁경부암 검사를 하였으나 판독 오류로 인하여 자궁경부암 이환을 발견하지 못한 사례 (0) | 2024.07.29 |
관상동맥조영술 후 심혈관 박리로 인한 심근경색으로 사망한 사례 (0) | 2024.07.29 |
잘못된 약 제조로 위식도 열상출혈이 발생한 사례 (0) | 2024.07.29 |